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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원전 1호기의 계속운전 여부를 재논의하는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 회의가 12일 열린다.
30년을 넘긴 월성1호기를 더 쓸지 말지를 재논의하는 자리다.원안위가 지난달 15일 심의를 유보함에 따라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난 2011년 3월 11일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의 폭발 이후 세계는 원전을 재앙의 불씨를 안은 시한폭탄처럼 여기고 있다. 국내에서도 원전 고장과 한수원의 납품 비리 사건이 연이어 터져 원전 마피아로까지 불리던 등 원자력에 대한 믿음은 이미 바닥 수준이다.
이에 반핵 단체와 환경단체 등은 연일 월성1호기 폐쇄를 주장하며 규탄대회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주민들의 목숨을 담보로 하는 중요한 사안인 만큼 폭 넓은 관점에서 객관성 있게 들여다보는 것이 중요하다. 본지는 현 실태를 조명하고 전문가들을 통해 이에 대한 고견을 제시하기로 한다.
<글 싣는 순서>
1. '운명의 날' 앞둔 월성 1호기
2. '뜨거운 감자' 제기되는 문제점들
3. 한수원·원안위 입장과 각계 반응
4. '계속운전' 전문가들의 해결방안
우리나라 원전의 역사
1980~90년대 비약적인 경제발전을 이룬 우리나라는 그에 따라 빠르게 늘어나는 전력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원자력발전소를 꾸준히 지어나갔다. 뿐만 아니라 끊임없는 기술개발로 우리 손으로 핵연료를 생산하고, 한국형원전을 짓게 되었으며,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도 탄생했다.
1978년 4월 국내 최초로 상업운전을 시작한 고리원자력발전소 1호기를 2007년 6월 수명 만료로 가동이 중단됐으나, 정부가 2008년 1월부터 2017년까지 10년간 재가동을 승인했다.
1982년 가동을 시작한 이후 잦은 방사능 유출과 막대한 핵폐기물을 발생시켰던 월성1호기는 30년의 수명을 마치고, 2012년 이후 가동이 중단된 상태이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국내 핵발전소 중 두 번째로 오래된 월성1호기의 10년 수명연장을 신청했고, 원안위가 현재 심사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1986년 러시아에서 발생한 '체르노빌 원전사고'로 인해 원자력의 안전성에 의문을 갖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되자 우리나라는 원자력의 안전한 사용을 위해 민간 환경감시기구를 설치하는 등 다양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
우리나라 업체가 주도하여 우리 기술로 지은 한국형원전 울진 3, 4호기가 성공적으로 건설되자, 1993년 한국전력은 해외사업을 추진하는 팀을 만들어 본격적인 해외 진출을 준비했으며 이때부터 국내 기업이 해외 원전 시장의 설계기술, 원전 설비, 기자재 제작 분야에 진출했다.
2005년에는 한국표준형원전의 완성판이라 할 수 있는 울진 5, 6호기가 완공됨에 따라 우리나라는 총 20기의 원전을 보유한 세계 6위의 원자력 대국으로 성장했다. 이어 한국표준형원전을 업그레이드시켜 개선형 한국표준원전(OPR1000)을 개발해 신고리 1, 2호기를 건설하기 시작했고, 또 이를 우리나라 원전 브랜드로 세계 원전시장에 내놓았다.
2005년에 설치한 '아틀라스(ATLAS)'는 우리나라 원자력시설의 안전성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한수원 측은 대대적 홍보에 나섰다. 아틀라스는 원자력발전소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실제와 거의 비슷하게 실험할 수 있는 장치이며 모두가 원자력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안전성에 노력을 기울인 결과라는 내용이다.
2010년 12월 UAE에 1천400MW급 신형경수로(APR1400) 4기 건설사업을 수주하게 되면서 미국, 프랑스, 러시아, 캐나다에 이어 5번째로 원전수출국의 대열에 들어섰다. 뒤이어 2011년 3월에는 요르단에 연구용원자로를 수출하기로 계약했다.
폐쇄적 구조…사고 키워
정수성 국회의원(새누리당, 경주)은 "납품업체부터 시험기관, 검증기관, 발주처까지 폐쇄적인 구조로 사슬처럼 얽혀있는 원전 마피아식 행태를 근절하겠다"고 밝혔다.
전력 수급 불안은 물론 최악의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정수성 새누리당 의원이 '원전비리 방지를 위한 원자력발전사업자등의 관리·감독에 관한 법률'(이하 원피아 처벌강화법)을 대표 발의했다.
지난 2013년 발생한 원전 비리와 품질서류 위조사건은 일부 원전의 가동 정지 사태를 불러 일으켰다. 이 사건은 전력수급 불안을 야기한 것은 물론 원전의 안전관리가 허술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국민들에게 큰 불신을 초래했다.
정 의원은 당시 원전비리는 관련 기업부터 검증기관까지 폐쇄적인 원자력계의 순혈주의에서 비롯된 것으로 판단해 4개월여의 작업을 거쳐 2013년 12월 '원자력발전사업자 등의 관리·감독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입법화했다.
야당에서도 김제남 정의당 의원을 대표로 15명의 의원이 '원전비리 방지를 위한 원자력발전사업자등의 건설·운영에 관한 관리·감독법안'을 내놨다.
여야 의원들이 내놓은 이들 법안은 '원전비리 방지를 위한 원자력발전사업자등의 관리·감독에 관한 법률'로 통합돼 지난해 12월 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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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 집회 이어져…전국적 확산
반대 집회는 경주 등 원전지역 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원자력 발전소 폐쇄를 요구하는 엄마들의 기자회견이 지난 서울 4일 광화문에서 열렸다. 차일드 세이브를 비롯해 강동구 환경동아리 천연미인등 이들 단체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월성1호기는 결코 안전하지도 경제적이지도 않다"며 폐쇄를 촉구했다.
엄마들은 "지금의 대한민국은 어디 하나 안전한 곳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이 땅은 우리가 쓰다 아이들에게 물려주는 게 아니라, 아이들에게서 빌려 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YWCA도 앞서 지난 3일 부산시청 앞에서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핵 밀집도가 가장 높은 사고 위험국이라며 고리원전 1호기와 월성원전 1호기 재가동을 중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국에 10만 회원을 두고 있는 한국 YWCA는 이날 '노후 원전 폐소해 10만 회원 서명 보고' 기자회견을 통해 전국적 지부에서 집회를 동시다발적으로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설계 수명을 다한 월성 원전 1호기의 재가동 여부를 가릴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재심의를 앞두고 '핵 없는 세상을 위한 한국 그리스도인 연대'가 지난달 29일 경주 월성 현지를 방문해 원전 폐쇄를 위한 기도회를 개최하고 지역주민과 간담회를 가졌다.
성명서에서 "한국수력원자력은 5천600억원을 투자해 수명 연장에 대한 안전성을 확보했고 신규 원전 건설보다 경제적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미 돈을 투자했기 때문에 원전을 재가동해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고 비판했다.
또 "경제성을 따지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안정성이지만 한수원 해킹 사태로 발전소 보안에 대한 의문에 계속 제기되고 있고, 이미 월성 1호기 주변의 주민들은 전국에서 가장 높은 갑상선암 발병률을 보이고 있다"며 "52회의 크고 작은 사고가 있었던 원전을 재가동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경주, 울산과 양산, 경남, 경북 등 시민사회 단체와 시민들이 재가동 반대를 외치며 1인 시위와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월성원전 1호기가 공학적으로 충분한 검토 없이 계속운전을 준비하고 있어 이와 관련 공개토론회를 하자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원자력 안전활동 단체인 원자력안전과 미래(대표 이정윤)와 서균열 서울대 교수는 지난 5일 서울대 교수회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공학적으로 안전을 담보할 수 있다면 수명이 끝난 원전의 계속운전은 허용될 수 있으나 월성1호기는 사전에 충분한 검토가 진행됐다고 볼 수 없다"며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김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