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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포퓰리즘으론 ‘에너지 위기’ 타개할 수 없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입력 2026.04.15 17:40 수정 2026.04.15 05:40

이재명 대통령과 거여인 더불어민주당은 위기 상황이 닥칠 때마다 예산을 편성해 국민에게 나눠주는 포퓰리즘 정책을 펴왔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중동 전쟁으로 인한 고유가 상황이 닥치자, 이재명 정부는 피해 지원을 한답시고 26조 2,000억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여 ‘고유가 피해지원금’ 사업을 펼칠 기세다. 6·3 지방선거가 다가오자 ‘얼씨구나! 이참에 잘됐다.’라는 속내는 감추고 ‘경제를 살리고, 국민 부담을 완화한다’는 그럴듯한 목적을 내세우고 있다.
소득 하위 70%의 국민 약 3,200만 명을 대상으로 ‘고유가 피해지원금’을 준다고 한다. 소득과 지역에 따라 차등 지급한다는데 기초생활수급자: 약 55만 원, 차상위·한 부모: 약 45만 원, 일반 국민(하위 70%) 수도권: 10만 원, 비수도권: 15만 원, 인구감소지역: 20∼25만 원을 지급한다고 한다.
국민 한 명당 최대 60만 원까지 가능하다고 하니 국가 재정이야 어떻게 되든 말든 고유가를 핑계로 지방선거에서 완승하기 위해 말 그대로 ‘돈 잔치’를 벌이는 셈이다. 문제는 이런 에너지 위기가 한두 번 닥친 것도 아닌데 매번 예산을 푸는 방식으로는 절대 에너지 위기를 타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미국·이란의 종전 협상 중단과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역(逆) 봉쇄로 국제 유가가 다시 휴전 이전 수준인 배럴당 100달러대로 급등했다. 1차 종전 협상 중재국 파키스탄이 두 당사국과 다시 접촉에 나서는 동시에 군사 동맹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도 정세를 논의하고 있고, 2차 협상 개최와 오는 22일 이후 양국의 휴전 연장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설령 극적인 종전이 이뤄진다 해도 전쟁으로 파괴된 생산 시설이 정상화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에너지 위기 장기화’는 에너지 자립도가 18%에 불과한 한국으로서는 치명적인 상황이다.
이럴 때일수록 에너지 절약이 절실하고 대체에너지 마련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데 이재명 정부는 포퓰리즘으로 이 위기를 타개하려는 근시안적·정략적인 정책을 펴고 있으니 기가 찰 노릇이다. ‘석유 한 방울 안 나는 나라’임에도 ‘석유를 펑펑 쓰는 나라’로 만드는 꼴이다.
‘에너지 위기 장기화’에 대비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은 비정상적인 에너지 과소비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 한국의 1인당 전력 소비량은 약 10,600kWh/인(2023년 기준)으로 세계적으로도 상당히 높은 수준이고, 선진국 중에서도 ‘높은 편’에 속한다. ‘산업·제조업 중심’의 경제 구조다 보니 전력을 많이 사용한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한국의 가정용 전력 소비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의 약 55%일 정도로 오히려 낮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전체적으로 전력 소비량이 많은 것은, 산업용 전기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해서 기업의 전기 사용 증가하고 있고, 무엇보다도 상업용 전기의 낭비가 극심하기 때문이다.
가정용은 누진제를 적용하고 있어 전력 소비가 억제되고 있지만, 상업용·일반용 전력(상가, 사무실 등)은 누진제가 없어 전력 과소비가 다반사다. 대도시의 상가는 ‘개문 냉방·난방’하는 곳이 허다하다. 겨울에 실내가 더워 반소매 옷을 입고 여름엔 추워서 윗옷을 걸치는 비정상적이고 기형적인 냉난방 문화가 일상화된 곳이 한국이다.
역대 정권마다 전기료와 기름값 인상을 억제해 결과적으로 에너지 과소비를 부추겼다. 지금부터라도 포퓰리즘 정책을 지양하고 에너지 수요 억제 정책을 과감하게 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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