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경선 결과 관심…진보선 “표밭 훑기 적기”
경북 경주시장 선거는 사상 처음으로 ‘3선 시장’이 탄생할지가 최대 관심사이다. 경북의 타지역과 달리 1995년 지방자치제 시행 이후 단 한 번도 3선 시장이 나오지 않았다. ‘2025 경주 APEC(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주낙영 경주시장이 현직 프리미엄을 활용해 ‘징크스’를 깰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경주시장 선거는 국민의힘 ‘공천=당선’이라 할 정도로 보수 성향이 강하다. 거의 모든 선거에서 보수 대 진보가 8:2의 구도를 보일 정도로 보수표가 압도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선 경쟁보다 국민의힘 당내 경선 결과가 더 관심을 끌고 있다.
국민의힘 공천 경쟁자들은 ‘변화와 혁신‘을 내세우며 주 시장의 3선 저지를 위해 부지런히 표밭을 훑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진보당 후보들도 진보정권 탄생을 호기로 보고 국민의힘 일당 독점 체제를 바꿔야 한다며 이변을 연출하기 위해 표밭을 일구고 있다.
|
 |
|
| ⓒ 경북연합일보 |
|
국민의힘 경선은 다자대결 구도가 예상된다. 현역 프리미엄과 APEC 성과를 토대로 시정의 연속성·안정론을 내걸고 3선에 도전하는 주낙영 시장이 가장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는 평가가 우세하지만, 선거 판세가 여론조사마다 엇갈려서 예측불허다. 특히 경주는 학연·지연·혈연이 얽히고설킨 천년고도이다 보니 역대 선거에서 유권자들이 좀처럼 속내를 보이지 않는 경향이 강해 여론조사나 판세 예측이 뒤집히는 경우가 많아 섣불리 당선자를 예측할 수가 없다.
아무튼, 주 시장에 맞서 같은 당 박병훈 중앙위원회 상임고문, 여준기 경주시체육회장, 이창화 전 국가정보원 담당관, 정병두 전 국회의원 예비후보 등이 공천 경쟁을 하고 있다. 이들은 “그동안 경주에서 3선 시장은 한 번도 없었다. 이번에도 예외는 아닐 것”이라면서 ‘교체론’을 내걸고 공천장을 받기 위해 뛰고 있다.
작년 말만 해도 현역 프리미엄을 등에 업은 주 시장이 ’경주 APEC 개최‘ 후의 여론조사에서 7∼80%의 지지를 받아 3선 고지에 바짝 올라섰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최근의 여론조사에서 다른 결과가 도출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한 여론조사에서는 예상대로 ‘1강 1중 다약’의 판세를 나타냈다. 주 시장이 차기 시장 적합도에서 40%를 넘겼고, 박 상임고문이 추격하는 양상을 보였고, 다른 여론조사에서는 박 상임고문이 주 시장을 제치고 1위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주 시장 측에서는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게다가 국민의힘의 새로운 공천룰에 따라 3선 도전 기초단체장에 페널티(감산점)가 부과되면서 과연 주 시장이 ‘견제와 변화’ 요구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제29회 행정고시 합격 후 주뉴욕 부총영사, 경북도 행정부지사 등을 역임한 주 시장은 풍부한 행정 경험과 폭넓은 인맥을 바탕으로 APEC의 성공적 개최에 크게 기여했고, 1조1000억원이 넘는 국·도비를 확보하는 등의 여러 성과로 시장으로서의 역량이 검증된 인물이다.
국회의원 비서관과 도의원 등을 지낸, 박 상임고문은 경주에서 태어나 공부하고 줄곧 생활해 온 토박이로 지역밀착형 정치인이다. 경주시장, 국회의원 선거 등에 수 차례 출마로 높은 인지도와 일정한 지지 기반을 갖추고 있는 것은 장점이지만, 동시에 식상한 인물이라는 한계도 지니고 있다.
경주에서 초·중·고교를 다닌, 여 회장은 신우운수 대표이사를 지냈고 체육계 등에 오래 몸담으면서 원만한 대인관계에다 현장에서의 지도력이 돋보이지만, 행정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것이 약점으로 꼽힌다.
경주 안강 출신의 이창화 예비후보는 의외의 인물이다. 국정원 등에서 30여 년 공직 생활에서의 경험과 폭넓은 인맥으로 현안 사업 추진에 강점을 보이겠지만, 낮은 인지도가 최대 약점이다. 김석기 국회의원과 고교동문이다 보니 한때 김 의원이 차출했다는 설이 무성했지만, 본보 취재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정병두 예비후보는 국민의힘 서울시당 부위원장, 농협중앙회 책임자, 국회의원 예비후보 등을 맡았는데 역시 낮은 인지도가 약점이다.
국민의힘 후보에 맞설 민주당과 진보당 후보는 8:2의 선거 구도상 선거판을 뒤흔들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한영태 민주당 경주시지역위원회 위원장은 집권 여당의 이점을 활용해 한수원 도심 이전, 옛 경주역사와 폐철도부지 활용을 통한 지역발전 공약을 내세우고 표밭을 다지고 있다. 여호수 진보당 경주시위원회위원장은 시민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행정, 노동자·농민·서민에게 희망을 주는 행정을 펼치겠다는 각오다.
종합적으로 보면, 경주시장 선거는 본선 경쟁보다는 국민의힘 내부 경선이 최대 변수다. 국민의힘 ‘공천=당선’이라 할 정도로 보수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국민의힘 당내 경선이 당선으로 가는 관문이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차기 총선에서 4선을 노리는 김석기 국회의원이 경주지역위원장을 맡고 있어 김 의원이 내심 누구를 미느냐에 따라 공천·당선이 결정될 게 확실하다. 자신의 4선을 위해 가장 충성도가 높은, 자신을 가장 많이 지원해 줄 수 있는 인물에게 공천장을 쥐여줄 가능성이 크다.
아무튼 현재 표면적인 판세는 현직 프리미엄을 앞세운 주 시장이 앞서가고 있지만, 이번 경주시장 선거는 국민의힘 공천장을 누가 거머쥐느냐에 따라 ’최초 3선 시장이냐, 새 인물이냐‘가 결정될 거로 보인다. 정현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