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공급망 불안과 핵심소재 수급 위기가 일상화되면서, 산업 경쟁력의 출발점도 분명해졌다. 얼마나 빨리 국산화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기술이 실제 시장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구미시와 구미전자정보기술원이 추진한 ‘핵심부품소재 기술개발 지원사업’은 수입 의존도가 높았던 핵심 부품·소재를 지역 기업의 기술로 대체하고, 이를 양산·매출·고용으로 연결한 사례다. 참여 기업들은 2025년 기준 전년 대비 매출이 약 54억원 증가해 1400여억원을 기록했고, 신규 고용 33명, 영업이익 64억원 증가, 신규 거래처 15건 확대라는 성과를 거뒀다. 기술개발이 연구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사업화 단계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구미시 지원사업 가운데 의미 있는 성과로 나타났다.
참여 기업들의 성과는 개별 사례에서도 확인된다. 자동차용 인슐레이터 브라켓 체결 기술을 개발한 ㈜니즈픽스는 억지체결공법(별도의 볼트나 용접 없이 부품을 압입해 결합하는 방식)을 개발해 부품 조립성과 성능을 동시에 향상시켰다. 연간 60만대 규모의 수주를 확보했으며, 임대공장에서 4단지 자가 공장으로 확장 이전했다. 연매출은 12억2000만원을 기록했고, 고용은 10명 증가했다.
자율주행 분야에서는 자비스㈜와 ㈜BRG가 차량과 도로, 신호체계 간 정보를 실시간으로 주고받는 지능형 교통체계인 C-ITS 기반 자율주행 차량용 통합 안테나 모듈을 개발했다. 위치 오차 1m 이내의 정밀 위치측위와 고속 데이터 통신을 동시에 구현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18% 이상의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해당 기술은 방위산업과 로봇 분야로의 확장 적용과 함께 해외 업체와의 협력을 통한 글로벌 시장 사업화도 추진 중이다.
소재 분야에서도 국산 기술 성과가 이어졌다. ㈜서일은 투명 배리어 필름을 개발해 외부 수분이 내부로 스며드는 정도를 나타내는 수분투과도 0.08g/㎡day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달성했으며, 글로벌 기업들과 공동 협력에 합의했다. ㈜지원산업은 다중벽 탄소나노튜브(MWCNT) 기반 방열소재 국산화에 성공해 수입 소재를 대체했으며, 수출 확대와 매출 증가, 자가 공장 확장 이전으로 이어졌다. 이 기업은 세계시장 도전 성과로 2025년 100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친환경차와 반도체 분야에서도 성과가 나타났다. ㈜세아메카닉스는 배기가스를 다시 순환시켜 배출가스를 줄이는 EGR 밸브 하우징 국산화에 성공했으며, 과제 수행 이후 2025년 신규 고용 15명을 창출했다. 반도체 웨이퍼 식각공정용 실리콘 부품을 국산화한 ㈜에스와이텍은 신규 고객 확대와 실리콘 부품 신규 개발을 통해 2024년 대비 2025년 매출이 21% 증가했고, 종사자 수는 40명 확대됐다.
로봇과 공공·안전 분야로의 확장 사례도 포함됐다. 아토즈는 로봇이 스스로 위치를 인식하고 지도를 만드는 SLAM 통합 패키지 모듈을 개발해 자율주행 로봇에 적용되는 AI 알고리즘 정확도 98.8%를 기록했다. 기술개발 이후 신규 고용 3명이 창출됐으며, 매출과 거래처도 확대됐다. ㈜에스엘테크는 산불 대응 지능형 드론 스테이션을 개발해 2025년 매출 110억원과 수출 40만달러를 기록했고, 연구 인력 4명을 신규 고용해 5단지로 공장을 확장 이전했다.
의료기기와 산업·농업 분야에서도 사업화 성과가 이어졌다. ㈜메디커넥터는 주사기용으로 사용되는 고순도 플라스틱(COC) 소재를 국산화해 2025년 예상 매출 20억원을 기록했으며, 고용 6명 증가와 함께 15억원의 투자 유치를 달성했다. ㈜형제파트너는 전동차 플랫폼을 개발해 관공서 납품을 진행하고, 해외 4개국 바이어와 협의를 이어가며 신규 거래처 8건을 확보했다.
구미시는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2026년부터 AI 기반 첨단제조 분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AI와 데이터를 활용한 공정 자동화와 로봇 기술을 결합한 지능형 생산 시스템 중심의 기술개발 지원을 통해, 구미 중소기업의 단기상용화와 시장 대응력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나영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