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 첫 통화를 가지면서 양국 관세 협의와 관련해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합의를 이루기 위한 물꼬를 텄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의 미국 방문도 요청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취임 사흘째인 6일 밤 10시부터 약 20분간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했다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애초 두 대통령 간 통화는 취임 첫날인 지난 4일 밤 이뤄질 거로 전망됐지만, 과거 전직 대통령들의 사례에 비해 다소 늦은 시점에 통화가 이뤄졌다.
하지만 두 대통령은 한미동맹부터 관세 협상, 취미 생활까지 고른 주제로 대화를 진행해 추후 정상회담의 성공을 기대하게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대통령을 향한 대선 승리 축하로 시작한 통화는 한미동맹의 중요성과 관세 협의에 대한 논의로 이어졌다.
강 대변인은 “한미 간 관세 협의와 관련, 양국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합의가 조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며 “이를 위해 실무협상에서 가시적 성과가 나오도록 독려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강 대변인은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을 방미(訪美) 초청했으며, 이 대통령은 한미가 특별한 동맹으로서 자주 만나 협의하기를 바란다고 화답했다”고 전했다. 이어 “두 대통령은 한미동맹 발전을 위한 보다 심도 있는 협의를 위해 다자회의 또는 양자 방문 계기 등 가급적 이른 시일 내 만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한미 정상 간의 통화 후,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15일부터 사흘간 예정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의 다자외교 데뷔와 동시에 6개월간 공전해 온 대한민국 정상외교 복원의 신호탄인 셈이다.
이 대통령의 G7 참석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첫 만남을 의미한다. 이 상견례를 계기로 한미 정상회담이 조속히 성사될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대한민국 정상외교 복원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가운데, 이 대통령은 또다시 ‘사법리스크’라는 악재를 맞았다.
쌍방울그룹이 북한에 800만 달러를 불법 송금하는 데 관여하고 수억 원대 뇌물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징역형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2부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부지사에게 징역 7년 8개월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5일 확정했다.
법원은 북한에 흘러간 금액 일부가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재명 대통령의 방북 비용 명목이란 것도 인정했다.
그래서 이번 대법원판결은 향후 이 대통령의 대북송금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게 분명하다. 이 대통령이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에 일부 개입했다는 것을 법원이 인정한 셈이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의 대북송금 재판은 다음 달 22일에 공판 준비기일이 잡혀있다. 다만 헌법 84조가 규정한 대통령의 불소추특권(내란 또는 외환죄를 제외하고 대통령 재직 중 형사소추를 받지 않는 특권)에 대한 해석이 엇갈려 실제로 재판이 열릴지는 불투명하다.
이에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5일 페이스북에 “이는 유엔 안보리 등 국제제재 위반이자, 한미동맹과 국가안보에도 심각한 파장을 미칠 사안이다. 이화영이 언급한 누군가를 위한 대속(代贖), 그 누군가가 누구인지는 이미 국민 모두가 알고 있다”며 “1심 판결문에 104번이나 등장하는 이재명이라는 이름이 그 해답을 가리킨다. 불법 대북송금의 몸통이 누구인지 반드시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원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 대통령과 민주당은 현직 대통령과 관련한 모든 재판을 중지시킬 수 있는 형사소송법 개정을 강행할 태세”라며 “이 대통령이 진정으로 자신의 혐의에 자신이 있다면, 재판을 중지시킬 게 아니라 당당하게 재판에 임해서 무죄를 받아내야 한다. 이제 이 대통령이 직접 답할 차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뉴스1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15일부터 사흘간 예정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의 다자외교 데뷔전임과 동시에 6개월간 공전해 온 대한민국 정상외교 복원의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G7 회의는 올해 의장국인 캐나다에서 오는 15∼17일까지 사흘간 열린다. 트럼프 대통령도 참석 예정이어서 이 대통령과 첫 만남이 성사될 전망이다.
현재 한미 양국 간에는 상호 관세 협상과 주한미군 역할 조정 및 방위비 분담금 인상, 대중국 견제 동참 등 난제가 산적하다.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 G7 다자 정상회의 만남은 성사됐지만 아직 양자 단독 정상회담은 구체화되지 않은 상황이다.
한미 양국은 전날 정상 간 통화를 토대로 물밑 조율에 착수했고, 대통령실은 방미 특사단 파견을 검토하며 조속한 정상회담 성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 정부는 G7 정상회의 기간 중 별도 한미 정상회담 성사를 최우선 목표로 협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다자 정상외교의 빡빡한 일정을 감안해 캐나다에서 열리는 G7 참석 후 곧바로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양자 회담을 갖는 방안도 고려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취임 나흘째에 불과한 우리 정부 상황과 트럼프 대통령 일정 간 조율이 여의찮을 경우 별도 방미 또는 6월 24∼25일 양일간 네덜란드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기간 중 한미 정상회담 가능성도 열려있다.
외교가에선 정상 간 회담의 경우 실무협의를 통해 대다수 합의사항이 조율된 이후 성사된다는 점에서 시점을 예단하긴 어렵다는 관측도 내놓는다. 즉흥적 결정을 즐기는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도 한미 정상회담 성사 시점의 변수로 꼽힌다.
정현걸 기자